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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모르는 관리부 직원, AI로 발주 1,000건을 처리하기까지

yami0714 2026. 10.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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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생성한 설명용 이미지입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내 주변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

체감상 5%도 안 되는 것 같다. 통계가 아니라 내가 보는 범위에서 느끼는 이야기다.

나는 지금도 코딩을 하나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AI가 만들어 준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1,000개가 넘는 아이템의 발주 작업을 하고 퇴근했다.

내가 직접 코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 업무를 설명하고, 필요한 기능을 요청하고, 실행 결과를 확인했다.

코드는 AI가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업무는 분명 편해졌다. 동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도 생겼다.

관리부 직원이 VS Code를 켜게 된 이유

  업무 자동화는 상사의 지시로 시작했다. 공수를 줄이자는 목표로 작년 10월부터 작업했다.

나는 관리부 직원이다. 개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VS Code를 켜고 프로그램을 만들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MS POWER AUTOMATE로 발주 업무 자동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초보자인 내게는 함수도 어렵고,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업무를 자동화 도구 안에서 돌아가도록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당시에는 출근하려고 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귀에서 삑 하는 이명이 들리고,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

공황이 오는 것 같다고 느낄 만큼 부담스러웠다.

어찌어찌 파워 오토메이트를 사용하다가 챗GPT로 넘어왔다.

필요한 작업을 말로 설명하고 코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물론 말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과정까지 쉬운 것은 아니었다.

5년째 업데이트가 없는 ERP에서 시작했다

  회사에는 오래된 ERP가 있다. 마지막 업데이트는 5년 전이고, 더 이상 유지보수도 없다.

기존에는 CSV 데이터를 만들어 ERP에 수동으로 입력했다. 데이터가 맞는지 확인할 때는 엑셀에서 VLOOKUP을 걸었다.

우리 회사는 아이템 하나마다 발주서가 한 장씩 나온다. 아이템이 1,000개면 발주서도 1,000장이 넘는다.

정해진 절차를 익히면 할 수 있는 단순 반복이지만, 같은 일을 수백 번, 수천 번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입력하고, 확인하고, 파일을 추출하고, 도장을 찍는 과정이 계속 이어졌다.

지금은 어디까지 자동화했나

  현재는 AI가 만들어 준 유효성 검사기로 데이터를 확인한다.

ERP에 발주서를 입력하고, 업체별로 분류해 PDF 파일을 추출하는 작업도 자동화했다.

발주서에 일일이 찍던 도장도 별도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1,000장이면 1,000번 반복하던 작업이었다.

수백, 수천 장의 도면을 추출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아웃룩 메일은 초안 작성까지 연결했고, 최종 발송은 내가 한다.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중간에는 여러 사람의 승인이 필요하다.

도면 추출과 별개로 도면의 DRM 처리 작업도 자동화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 1,000개가 넘는 아이템을 이 프로그램으로 처리했다.

실무에서 실제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세팅이 끝난 뒤에 느껴진다

  일단 세팅이 되면 업무가 쉬워지고 단순해진다.

예전에는 직접 VLOOKUP을 걸어 확인하던 데이터를 이제는 유효성 검사기에 넣는다.

발주서와 도면을 하나씩 처리하는 대신 프로그램으로 추출한다. 일일이 반복하던 도장 작업도 줄었다.

단순한 일을 자동화했다고 해서 효과까지 작은 것은 아니었다.

작업 하나에 드는 수고가 크지 않아도, 그 작업이 1,000번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확한 절감 시간을 수치로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반복하는 손작업이 줄어들었다는 차이는 분명히 느낀다.

코딩은 몰라도 업무는 잘 알아야 했다

  만드는 과정은 맨땅에 헤딩에 가까웠다.

자동화하려는 업무를 내가 잘 알아야 했다.

어떤 순서로 작업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검사하는지, 예외가 생기면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풀어서 설명해야 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하던 행동도 AI에게는 하나씩 알려줘야 했다.

설명하고, 실행하고, 틀린 부분을 찾아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동안 원래 좋지 않았던 손목 통증도 더 심해졌다. 지금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완성된 프로그램이 줄여 준 수고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상태까지 가는 데 들어간 시간과 몸의 부담도 있었다.

“수정했습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AI를 쓰면서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말과 결과가 다를 때였다.

오류를 지적하면 내 답답함에 공감한다. 문제를 이해했고 수정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행하면 오류가 다시 나온다. 그럴 때는 거짓말을 잘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SPEC은 고정값으로 넣어 달라고 반복해서 요청했는데도, 코드를 수정하다 보면 그 부분이 또 바뀌었다.

다른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이미 끝난 줄 알았던 부분까지 다시 확인해야 했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AI가 완료했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작업이 제대로 끝난 것은 별개였다.

실행 결과를 검증하는 일은 계속 내 몫이었다. 지금 자체 검증이나 교차 검증을 한다. 다른 회사의 것으로...ㅋ

작은 성공 이후 요구는 더 커졌다

  자동화가 조금씩 되자 회사는 더 큰 것을 요구했다.

이제는 전자 승인·결재 사이트를 만들라고 한다.

현재 내가 생각하는 진행 정도는 약 40%다. 데이터 백업 서버와 모바일 버전까지 만들라는 요구도 있다.

발주 업무의 반복 작업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사이트와 서버를 만드는 일까지 와 있다.

나는 여전히 코딩을 모르는 관리부 직원이다.

작은 프로그램이 작동했다고 해서 더 큰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할 준비까지 된 것은 아니다.

하나를 해내면 다음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백신 탐지로 드러난 또 다른 문제

  최근에는 내가 만든 프로그램 하나가 회사 백신에서 랜섬웨어로 탐지돼 IT부서에 알려지는 일도 있었다.

실제 악성 행위가 있었는지, 오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전에 회사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보안 검토를 생략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작업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되는지, 만든 프로그램은 누구에게 검토받아야 하는지, 어떤 승인을 거쳐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절차를 안내받지 못했다.

자동화를 요구한다면 검토와 지원 체계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이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과 회사에서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개발 범위뿐 아니라 보안 검토, 사용 승인, 유지보수와 장애 대응을 누가 맡을지도 정해져야 한다.

AI의 도움은 분명했다. 지원도 필요하다

  AI로 만든 프로그램은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됐다.

코딩을 모르는 내가 발주서 입력과 PDF 추출, 도장 처리, 도면 추출, 메일 초안 작성까지 연결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설명과 시행착오, 반복 검증이 필요했다. 업무가 편해진 만큼 새로운 요구도 늘었다.

회사가 말하는 공수 절감에 프로그램을 만들고 수정하고 확인하는 시간도 포함되는지 궁금하다.

나는 AI를 활용한 것을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반복 작업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싶다.

다만 AI가 코드를 만들어 준다는 이유로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범위가 끝없이 넓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자동화로 줄일 업무를 정하는 것만큼, 만드는 사람의 업무 범위와 지원 체계를 정하는 일도 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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