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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팁

이직을 대하는 나의 자세

by yami0714 2026.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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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고민하는 나의 자세, 이제는 나를 위해 일하고 싶다

왕복 50km, 하루 2시간의 출퇴근

요즘 부쩍 이직을 생각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출퇴근이다.

왕복 50km. 매일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약 2시간이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거리인데, 요즘은 그 시간이 유난히 아깝고 피곤하게 느껴진다.

사실 출퇴근은 핑계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쌓여 있던 피로가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자동화

나는 반복적인 업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매일 똑같이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엑셀 매크로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Python을 이용해 업무 자동화를 진행했다.

발주 관련 데이터 처리부터 도면 추출, 분류, 도장 작업까지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하나씩 자동화했다.

그 결과 업무 시간은 상당히 단축되었다.

처음에는 뿌듯했다.

내가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고, 반복적인 작업에서 발생하는 실수도 줄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자동화로 업무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검증해야 하고, 오류가 발생하면 수정해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예외 상황에도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엑셀과 이메일 결재

우리 회사는 나름 규모가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업무 처리 방식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가깝다.

엑셀로 서류를 작성하고, 서버에 파일을 저장한 뒤, 이메일로 결재를 요청한다.

결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려면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승인된 서류를 관리하는 것도 번거롭다.

이러한 불편함을 줄이고 싶어 전자결재 페이지까지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업무를 처리하면서 새로운 시스템까지 개발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최근에는 어깨와 팔의 통증 때문에 개발을 잠시 중단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걸까?'

회사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내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인력 증원을 요청한 이유

최근 회사에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

단순히 내 업무가 많아서만은 아니었다.

회사 이전 문제도 있었고, 같은 팀 대리는 안전관리와 보관관리 업무까지 맡고 있었다.

그 역시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 또한 어깨와 팔의 통증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업무 변경을 요청했고, 팀 전체의 업무 부담을 고려해 인력 증원도 건의했다.

누군가에게 내 일을 떠넘기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업무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분담하고, 서로 무리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했다.

그런데 그 결과로 진행된 것이 업무 공수 계산이었다.

도면 한 건에 5초, 나는 로봇인가?

같은 팀 대리가 업무 공수를 계산했다.

그 과정에서 도면 한 건을 추출하는 시간을 5초로 잡았다.

순간 웃음이 나왔다.

'하하, 내가 로봇인가?'

물론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처리 시간은 크게 단축된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시간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처리하는 시간이다.

더욱이 자동화된 결과만을 기준으로 공수를 계산한다면, 과거 수작업으로 처리했을 때의 업무량과 비교하지 않고서는 그 숫자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기 어렵다.

자동화 이전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자동화 이후에도 어떤 확인과 예외 처리가 필요한지.

그런 과정은 계산에서 빠져 있었다.

업무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줄인 사람이 바로 나다.

내가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 시작한 자동화였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의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업무 시간이 너무 적다고 하니 허탈하다.

그렇다면 로봇에게 시키면 되지 않을까.

굳이 사람이 필요할까.

물론 회사 입장에서 인력 증원을 검토하려면 객관적인 공수 계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해한다.

다만 자동화된 작업의 실행 시간만으로 업무 전체를 판단한다면, 그 계산이 얼마나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옆자리 동료가 더 멀게 느껴지는 순간

사실 이번 일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숫자가 아니다.

사람이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서로의 업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료.

그 동료가 계산한 숫자를 보면서 묘한 거리감을 느꼈다.

물론 그 역시 회사의 요청에 따라 업무를 계산했을 것이고, 나와는 다른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왜 자동화를 시작했는지, 왜 업무 변경을 요청했는지,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조금 더 이해해 주었으면 했다.

인력 증원을 요청한 것도 나 혼자 편해지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씁쓸해졌다.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함께 일하지만, 때로는 서로의 입장과 마음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유난히 옆자리 동료가 더 멀게 느껴진다.

다른 회사에 가서도 나는 자동화할 것이다

이번 일을 겪었다고 해서 자동화 자체를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회사로 이직하더라도 반복적인 업무가 있다면 다시 자동화를 시도할 것이다.

나는 이미 그 방법을 배웠고, 무엇보다 AI라는 든든한 도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처음부터 모든 코드를 이해하거나 완벽하게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것은 질문하고, 오류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가며 하나씩 해결했다.

ChatGPT의 도움을 받아 매크로를 Python으로 바꾸고, 필요한 기능을 조금씩 구현해 왔다.

앞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음에는 조금 다르게 하고 싶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자동화를 활용하되,

회사의 모든 불편함을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떠안고 싶지는 않다.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하는 것과 내 시간과 건강을 희생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쉬고 싶다

요즘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의외로 단순하다.

'쉬고 싶다.'

일을 못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 덕분에 예전보다 수월해졌고,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피로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침에 출근하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

그렇게 하루가 끝나면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는다.

부양해야 할 자녀가 없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꼭 누군가를 책임져야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오랫동안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왔다.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

이직의 기준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직을 생각하면 연봉이나 회사 규모,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따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집에서 가까운 회사였으면 좋겠다.

업무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곳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퇴근했을 때,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할 에너지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더 높은 직급이나 화려한 경력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활용하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새로운 회사라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를 가든 사람과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존재할 테니까.

그래도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일해보고 싶다.

이제는 나를 위한 효율화를 생각할 때

돌이켜보면 나는 그동안 회사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반복적인 작업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실수를 방지할 수 있을까.

늘 그런 고민을 해왔다.

그런데 정작 내 삶의 효율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했을까?

업무 시간을 줄이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내 출퇴근 시간을 줄이거나 충분히 쉴 시간을 확보하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같다.

이제는 방향을 조금 바꿔보고 싶다.

회사를 위해 시간을 절약하는 것만큼,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아끼는 일도 중요하니까.

당장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서두르지 않고,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 직장에서는 모든 불편함을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싶다.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남는 것도 좋지만, 일을 마치고도 내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직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한 곳으로 옮겨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동화로 회사의 시간을 줄여왔던 나.

이제는 그 능력으로 내 시간을 되찾고 싶다.

*지치기전에는 건강식으로 이런 음식을 만들었는데..


2026년 10월, 이직을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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